허니버터칩에 없는 것

작년 이 맘 땐 쁘티첼 푸딩이 난리더니 딱 일 년 만에 허니버터칩이 등장했다. 국산과자OUT을 외치던 주변인들도 맛을 궁금해하니, 나도 안 먹어 볼 수 없다. 보이는 편의점마다 “허버칩 있어요?” 를 묻다 드디어 지난 주 득템 했다.

 

‘뭐야 기대가 커서 그런지 생각보다 별로잖아.’ 생각했지만 처음 맛보는 달콤 짭짜름한 버터맛은 며칠이 지난 후에도 계속 생각났다. 아, 대체 뭘 넣었길래? 싶었지만 그 맛을 다시 한 번 보고싶어 평소에 잘 가지 않던 편의점들을 찾아 허니버터칩을 사냥하게 됐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그 이후로 사냥에 성공한 적은 없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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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에서만 보던 편의점의 공지가 내 눈에도 띄였다

 

사실 나는 유행에 민감하지만, 건강한 먹거리를 일부러 찾아 먹는 편에 속하기도 한다. 직접 식재료를 구매할 때는 화학비료, 농약, GMO를 일부러 피해가는 타입이지만 아예 안 먹고 살 수는 없지 않느냐는 이중적인 생각을 갖고 사는 사람이다. 이론적으로는 공장식 가축을 반대하지만 육식을 끊을 수 없고, 미국 쌀과 국산쌀을 95:5로 섞어 국산쌀인듯 판매하는 현실에는 분노하지만 원산지 표시가 불분명한 식당에서도 거리낌없이 외식도 하는 편이다. 그렇기에 한 농부님의 포스팅을 보고 마음이 불편하지 않을 수 없었다.

바로 허니버터칩에는 꿀과 프랑스산 고메버터가 0.01% 들어갔다는 것. 게다가 허니버터맛 시즈닝 6.0%{아카시아꿀 0.01%, 고메버터 0.01%}함유 이라 하면 시즈닝 6.0%를 전체 100%으로 봤을 때, 아카시아 꿀과 고메버터가 0.01%가 들어간다는 얘긴데 과자의 전체를 놓고 봤을 때 꿀과 버터의 함량은???? 들어가긴 한 걸까? 나는 끊임없이 물음표를 찍고 있는데 심지어 원 재료 명에 표기되어 있는 꿀과 버터는 함량조차 표시가 안되어 있다. 이건 좀 아니다 싶었다. 그리고 그 반론을 타임라인에서 또 발견했다.

 

 

글쓴이는 허니버터칩의 성분 논란에 대해 ‘소모적’이라 했지만, 난 이런 논란이 계속해서 생겼으면 한다. 그리고 대구탕과 허니버터칩은 비교대상이 못된다 생각되는 것이, 대구탕에 대구와 함께 들어가 맛을 내는 것은 다른 생선과 조개이지만 허니버터칩, 양파링 등에 들어가 있는 것은 어우러져 양파의 맛을 더욱 풍부하게 해주는 다른 채소, 다른 꿀, 다른 버터가 아닌 표시조차 되지 않은 우리가 알지못할 제3의 재료이기 때문이다. 물론 대구탕에도 합성 조미료를 넣어 국물맛을 냈을지언정 대구의 함량이 0.01%는 아니지 않나. 그렇기 때문에 딸기가 거의 들어가있지 않은 딸기우유, 꿀과 고메버터가 각각 0.01%도 안 들어간 허니버터칩에는 많은 사람들이 꾸준히 문제제기를 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실제로 바나나우유와 딸기우유는 각각 이름에 ‘향’을 첨부했다).

얼마전에 한중 FTA가 체결이 되면서 한미FTA에 수입된 쌀이 우리나라 쌀인듯 포장되어 소비됐다는 뉴스를 봤다. 나는 절대 먹지 않았다고 생각했지만 나도 모르게 미국쌀을 먹었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중국쌀도 그렇게 먹게 될 것이다. 우리는 꿀과 버터를 바른 과자를 먹었다고 생각하지만, 그 속엔 꿀과 버터를 내는 감미료를 바른 과자를 먹은 것일 뿐이다. 과자봉지 속에 문제인 것은 질소 뿐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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