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Farm) 파탈 농업 전문기자에게 듣는 몰랐던 얘기

동아일보 출판국 구희언 기자에게 인터뷰 당했습니다.

기자는 보통 남에게 무언가를 물어보는 사람인데 남이 저에게 물으니 그동안 인터뷰이들이 얼마나 고충이 많았을지 이해가 되네요. ㅋ

 

설명을 더하자면 저는 원예학과를 졸업하고 방송작가로 일하다 잡지기자, 그리고 농업단체 활동가, 다시 잡지기자로 일하다 지금은 농업전문지에서 일합니다.

8년동안의 직업생활 커리어가 좀;; 이상하죠? 하지만 인터뷰 보심 좀 이해가 되실지도 몰라요.

자세한 글은 팜(Farm) 파탈 농업 전문기자에게 듣는 몰랐던 얘기(링크)에서 봐주세요. 🙂

 

 

토종해바라기🌻 아무말 수확기

올해 수확한 해바라기. 나름 실하다 (아래 어미를 생각하면…)

 

 

작년에 씨앗을 받아 옥상에 심은 토종해바라기를 수확했다.

2016년의 삼두(?) 해바라기. 풍선초와 수박, 코스모스, 상추, 잡초, 앵두, 바질이 더 잘 보이고 해바라기는 맨끝에 있는게 함정이다.

 

2015년 말에 ‘토종이 자란다‘에서 받아 2016년에 심었던 해바라기는 옥상 화단의 대대적인 방수공사로 인해 한번 뽑혔다 다시 심긴 역사가 있다.

엄연히 우리 가구가 농사짓던 화단이었는데(우리 빌라는 희망자 각자가 화단의 일부에 농사를 짓고 있다) 말도 없이 공사를 강행해 반장아저씨와도 갈등이 있었고, 그 과정에서 사라지거나 죽게 된 작물도 많아 사실 다시 살아날 거란 기대를 하지 않았던 녀석이다.

토종해바라기는 ‘1개체 1두’가 특징이라는데, 뜻하지 않은 사고로 3두가 되어버린 비운의 녀석.

 

노심초사하며 반쯤 포기상태로 지켜봤지만, 잘 자라주어 이렇게 자식을 만나게 된다.

3두 해바라기의 3형제

 

물론 전부 우량아로 자라주지는 않았다.

 

잘 자라지 못한 아이들은 ‘슬로우 슬로우 퀵 퀵’에서 진행한 토종씨앗 워크숍(나중에 반드시 후기를 남기겠습니다ㅠㅠ)에 꽂아두었다. 워크숍의 분위기와 제법 잘 어울렸다.

 

잘 자란 해바라기는 다시 엄마가 되어 자손을 남긴다.

 

해바라기 씨앗은 잘 갈무리해야 먹을 수 있고, 또 주변에 나눠 대를 이을 수 있다.

이렇게 뜯으면 기분이 조크든요😁

 

아프다 닝겐아 좀 살살 뜯어라😫

 

해바라기 씨앗은 사랑입니다💕

 

작년엔 해바라기 씨앗을 껍질째 볶았다 낭패를 봤다.

자주가는 맥주집(aka Keg. B)에 들고 갔으나 겉은 타고, 껍질은 잘 안 벗겨지는데다 하나도 속은 하나도 안 익어 안하니만 못한 해바라기 씨앗 구이를 먹었는데…

이번엔 이틀동안 껍질을 깠다(!) 해바라기 씨앗은 내 엄지손톱 기준으로 1/10크기로, 매우 작다.

이틀동안 껍질을 깠는데도 물구하고 세 줌 정도 나와서(…) 결국 냉장고에 장기투숙하던 잣과 아마란스를 다 때려넣고 구웠다.

해바라기를 기르고, 수확하고, 씨의 껍질을 벗긴 그 과정이 너무나 지난하여 먹기가 아까워 유리병에 모셔놨는데 벌써 다 먹었다.

 

집에 있는 견과를 함께 때려넣고 볶아먹으면 꿀맛 with 후추&소금

 

해바라기 씨 껍질을 까며 다시 한번 느꼈다.

인간이 먹는 건 얼마나 힘들게 얻어지는지.

나란 인간 정말 별 거 아니구나(뜻밖의 해탈).

 

먹고나서 두번 느꼈다.

이거 하루만에 열 줌 먹겠다고(잣 때문에 부피 증가) 나는 이틀동안 대체 뭘 한 건지(심지어 오른쪽 엄지손톱 부근에 물집도 잡혔다).

근데 이 와중에 진짜 맛있고 난리.

소금과 후추를 적당히 넣어 간을 하고, 잣에서 기름이 많이 나오니 그냥 그렇게 10분 달달 볶았을 뿐인데 정말 고소하고 맛있다.

아마란스가 중간에 톡톡 터지는 식감도 별미다.

정말 고생스럽지만, 내년엔 더 많이 심어서 일주일까고 더 많이 먹을거다.

 

아무말 수확기 끝

부엌 창가에서 전하는 근황

최근 몸과 마음이 많이 상했어요.

그래서 요즘 하루의 1~2끼 정도는 반드시 샐러드를 먹고, 일주일에 다섯 번 정도는 풀 먹인 소고기를 사서 수비드로 스테이크를 해 먹는 삶을 시작했는데요.

제가 텃밭에 토종씨앗으로 농사지으며 난리를 치는 통에 지인들은 당연히 이런 식단으로 살지 않을까 추측했다던데, 사실 인스턴트와 과자만 먹다 최근 고지혈증 판정을 받은 저로서는(…) 저 조차 당황스러운 변화입니다.

 

사실 이 변화는 남편이 아니었으면 시작하기 어려웠던 일.

요즘 데이브 아스프리의 <최강의 식사>에 심취한 남편이 아스프리식 ‘완전무결한 식사(책을 읽어보면 알 수 있어요)’를 따르며 아침엔 방탄커피를, 저녁에는 수비드 스테이크를 해 주는 덕에 저는 샐러드를 다듬고 메이슨 자에 차곡차곡 정리하는 역할을 담당하게 되었어요.

채소를 씻고 다듬어 볼에 정리해두면 단 한 번의 노동으로 며칠을 편리하게 먹을 수 있답니다.

 

이렇게 자(jar)에 정리해두면 일주일이 편해요.

 

먹기 좋게 다진 채소와 반숙계란 1알로 샐러드 자를 만드는데요.

반드시 맨 위에 키친타올을 접어서 넣고, 랩핑을 한 번 해줍니다.

키친타올은 1주일 이상 채소가 무르거나 시드는 것을, 랩은 물기가 많고 수증기가 많이 맺혀서 뚜껑을 쉽게 녹슬게 만드는 것을 방지해 줍니다.

먹을때마다 야채를 꺼내 자를 가볍게 헹군 뒤 열탕해 보관하고요, 접시에 담긴 샐러드는 올리브유와 발사믹 소스만 곁들이면 보기좋고 맛있는 샐러드 한 접시가 완성됩니다.

 

남편이 보내온 점심 인증샷

 

남편도 점심마다 국이랑 샐러드자 하나씩 회사로 싸 갑니다.

데이브 아스프리 가라사대 “점심에 탄수화물을 먹으면 졸리니 저녁에만 먹거라”,  정말 점심에 탄수화물을 먹지 않으니 신기하게 잠이 잘 안와요.

불과 몇 달 전을 돌아보면… <빈속에 출근 -> 출근 전 과자와 초콜릿을 산다 -> 아침으로 먹는다 -> 커피를 마신다 -> 탄수화물 위주의 간식과 점심을 먹는다 -> 커피를 마신다 -> 탄수화물 위주의 간식을 먹는다 -> 커피를 마신다> 로 일상을 보냈는데요(…)

먹는 것만 바꿔도 커피를 하루 한 잔으로 줄일 수 있습니다.

 

아보카도 씨앗 두 알

 

그래서 이렇게 남아도는 시간과 야채의 흔적으로 요새 이런 짓을 하고 있습니다.

사실 저는 얼마 전에 이런 글을 쓴 적 있습니다(…)

그래서 ‘아보카도 따위 키우지 않겠어!’ 다짐했는데, 가콰몰리를 해먹고 나니 인간이 생각보다 단순해서 이런 짓을 해보고 싶더군요.

씨앗 한 알은 보름 전에, 나머지 한 알을 3일 전에 물 속에 담가뒀는데요.

 

흙사진(…) 주의!

 

보름째 된 녀석은 씨앗 아래에 큰 균열이 생겼어요. 곧 뿌리가 나올 것 같아요.

나머지 막내는 애플민트를 함께 물꽂이 하려 꽂아놨더니 물이 빨리 빨리 사라지는게 정말 신기해요.

살아있음을 알리는 이런 흔적들이 사람을 설레게 합니다.

 

샐러리 밑동도 엊그제 이렇게 물에 담가뒀는데, 흙에 바로 심어야 뿌리가 나는 것 같아서 지금은 화분으로 옮겼습니다.

집 북쪽에만 창문이 있어 늘 이런식으로 북쪽 창틀에 화분을 옮겨놓곤 하는데 이제 포화상태네요.

식물 때문에 겨울에도 이중창 모두 다 닫고 살기가 참 힘들어요.

 

창틀에서 밀려난 아이들은 이렇게 햇빛을 보곤 합니다.

 

건강 이야기로 다시 돌아가자면, 최근에 몸이 아파 건강검진을 했는데 다행히 고지혈증과 비타민D 결핍 정도로 그쳤어요(원래 더 심한 정도를 예상하고 갔었거든요).

햇빛 많이 보고, 좋은 음식 먹고 건강히 겨울을 납시다! 🙂

(오늘 너무 추워져서 드리는 말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