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레, 어디까지 먹어봤니?

안젤리나 졸리도 칭찬한 화제의 식량, 벌레! 극한직업 블로거가 직접 먹어 본 “엄마, 쟤 벌레 먹어!” 이야기다.

일단 시각적 거부가 없는 단계별로 소개를 시작한다.


 STEP 1 
 메뚜기 캔디 

©이옥연

호박 같기도 한 귀뚜라미 캔디는 형체가 잘 보이지 않아 초보자가 도전하기 가장 거부감이 없을 법하다. 사탕 특유의 단맛이 강해 벌레 맛이 느껴지지 않는다는 점도 좋다. 다만 사탕을 먹다가 느껴지는 까끌까끌한 감촉에 깜짝 놀랄지도 모른다.

 

 STEP 2 
 귀뚜라미 + 감태 + 치즈 

©이옥연

귀뚜라미를 감태 위에 올려 마치 풀밭에 뛰노는 귀뚤이를 잡아다 먹는 듯해 약간의 죄책감이 드는(ㅠㅠ) 핑거푸드. 사실 치즈맛이 강하기 때문에 귀뚜라미 맛이 느껴진다기 보다는 치즈 사이에 바삭한 칩이 씹힌다는 느낌이 강하다.

직접 먹어봤다는 진정성의 인증샷

 

 

 STEP 3
 그럼 이제 본체를 직접 먹어보자 

©이옥연

이건 밀웜. 우리나라에서는 갈색거저리(약간 딱정벌레 비슷하게 생겼다)라 불리는 벌레의 애벌레 단계다. 너무 어린 아이라 먹기에 좀 미안하기도 하고 익숙하지 않아 징그러운 느낌도 들지만, ‘번데기를 늘려 놓았다’라고 마인드 셋을 하면 먹기에 조금 수월하다. 하나를 집어 먹으니 작은 건새우를 먹는 느낌이었다. 내친김에 몇 개 더 집어 먹었다.

사진으로 남기지는 못했지만, 메뚜기도 먹어보았는데 메뚜기가 조금 더 고소한 느낌은 있다.


#서울시립미술관 #SeMA창고 #예술가길드 #표본창고 #서울혁신파크 #이옥연 #권세정 #브띠끄빈 . 2017년 SeMA 예술가 길드 – 표본 창고 2017 SeMA Specimen Storage 행사기간 : 2017년 9월 15일 (금) ~ 9월 17일 (일) 개막행사 : 9월 15일 (금) 17:00 장소 : SeMA 창고(서울시 은평구 통일로 684, 서울혁신파크 5동) . *30팀의 참여작가 소개를 매일 3팀씩 업로드합니다. . 13. 이옥연 이옥연은 패션과 음식, 시각 디자인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다. 음식 또한 하나의 작품이라는 생각을 갖고 작품과 전시 컨셉을 고려해 다수의 전시 케이터링을 기획하고 진행해왔다. 이번 행사에서는 <이옥연팩>을 출시해, 예측 불가능한 재료를 조합하는 여러가지 시도를 통해 새로운 맛을 선보인다. . 14. 권세정 권세정은 가족구성원들에게 직접 만든 음식을 제공하는 퍼포먼스에서 파생된 식탁 매트<하얀 파국>을 판매한다. 두 가지의 다른 가공기법으로 중첩된 두 텍스트를 통해 가족들과 식사시간에 보이는 가부장적인 모습을 드러내고 이를 배반하고자 한다. 또한 피해자가 여성인 미제 사건의 이미지의 부분을 발췌해 만든 화면보호기 <언커버리얼리티 ¼>를 선보인다. . 15. 브띠끄빈 프로젝트 의상실 <브띠끄빈>은 아티스트 브랜드를 런칭하고 유통, 판매하는 브랜드샵이자 예술가들의 자립을 위해 탄생한 온오프라인 공간이다. “의상은 역사다”라는 모토 아래, 의상이 개인의 역사를 보여주는 지표라는 생각으로 작업한다. 이번행사에서 브띠끄빈은 소비자가 과거에 좋아했던 옷, 해어질 정도로 입었던 옷들을 재제작해주며, 이는 주문제작방식으로 이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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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벌레음식은 패션과 음식, 시각 디자인 분야에서 활동하는 이옥연 작가의 작업이다. 지난 9월 15일 금요일부터 17일 일요일까지 열렸던 SeMA 예술가 길드 전시에 참여한 작가가 선보인 일종의 직접 먹어보는 체험형 전시(?)인 것.

다수의 예술 전시에서 케이터링을 담당한 푸드 스타일리스트이기도 한 작가의 음식을 몇 번 먹어본지라, ‘믿고 먹는’ 덕에 그냥 지나칠법한 벌레로 만든 음식을 시도하게 된 것이다. 사실 안젤리나 졸리가 말해본 거미까지 벌레로 만든 음식은 정말 무궁무진하기 때문에 오늘 맛 본건 걸음마 수준(?)일지 모르겠지만, 한가지 교훈을 얻은 것이 있다면 벌레도 꽤 먹을만 하다는 것.

이옥연 작가의 작품 겸 음식이 진열되어 있다.

 

우리에게 낯선 경험으로 다가온다. 마치 얇은 필름조각을 씹는듯한 감촉이랄까? 아직은 입안에서 벌레의 특정 부위가 연상되어 소고기나 돼지고기 먹는 것과는 다른 ‘생명을 먹는 것’ 이라는 느낌도 강하다.

하지만 두려움을 극복하는 자, 좀 더 풍부하고 새로운 맛의 세계를 느끼게 될지어니. 기회가 있으면 꼭 도전해 보시라. 

 

 

드라마 ‘청춘시대’가 말한다, 그것은 차별과 혐오다

 

여주인공을 재력가에게 업혀가는 ‘민폐녀’ 아니면 전지전능한 커리어우먼으로만 설정하는 한국 드라마. PPL을 통해 여주인공의 ‘예쁨’만 강조하는 한국의 특수한 드라마 시장에서 높은 시청율과 명품 PPL 없이도 꾸준히 이슈몰이를 성공하며 우리 사회속 평범하거나 소수자의 이야기를 꺼내어 보여주는 작가도 있다. 바로 드라마 ‘청춘시대’ 박연선 작가다.

드라마 ‘얼렁뚱땅 흥신소’에서는 주인공 예지원의 표현을 빌려 ‘어딘가 빈 구석이 있는’ 주인공 셋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 사회의 차별과 버티는 삶에 대한 이야기를 따스하게 풀어내더니, 청춘시대에서는 작정하고 사회에 만연한 차별이나 혐오를 끄집어냈다. 물론 박연선 작가 특유의 톤앤매너를 살려 부드럽고 따뜻한 시선으로 주변의 인물들을 담아내는 방식이다.

기존의 드라마에서는 남자 주인공이 여자 주인공을 벽에 밀치거나 팔을 잡아 당기는 억압적인 연출을 통해 제작진이 캐치하지 못한 내재된 혐오를 드러낸다면, 박연선 작가는 어디서든 볼 수 있을 법한 주인공의 개인사를 통해 그 인물을 형성하는 콤플렉스와 편견, 트라우마를 꺼내놓는 방식으로 사회에서 일어나는 차별을 이야기 한다. 이제 막 4회를 선보인 시즌2에서 분명히 꺼내 든 것만 성소수자, 2차가해, 데이트폭력이다.


1. 성소수자 차별

남자같은 외모와 ‘신입 주제에 알아서 기지 않는’ 태도를 보이는 조은(최아라)이 레즈비언은 아닐까는 추측에 은재(지우)가 함께 살고 싶지 않다고 하자 진명(한예리)과 지원(박은빈)이 단호히 말한다. “그건 차별이다”

 

2. 데이트폭력 피해자 2차가해

구남친의 데이트폭력으로 휴학했던 예은(한승연)에게 몰라서, 혹은 호기심으로 친구들이 어떤 일이 있었는지, 너의 잘못은 아니었는지를 캐묻는다. 피해자인 예은은 물론 다른 폭력을 경험한 사람의 트라우마까지 자극한 2차가해다.

 

3. 술 취한 여성이 YES하면 자도 된다?

술에 취한 여성이 우물쭈물 합의 했다면, 섹스해도 된다? 물론 절대 아니다. 한국에서 비일비재하게 일어나는 데이트 폭력 중 대표적인 사례다.

 


주변에 한 명쯤 있을 법한 답답하기도, 얄밉기도, 주책맞기도 한 빈틈많은 주인공들이 일상에서 쉽게 겪을법한, 하지만 누구도 입 밖으로 잘 꺼내지 않는 에피소드를 자꾸 꺼내 놓는다. 하지만 우리는 안다. 그 주제는 충분히 논의되어야 하지만, 불편해서 혹은 이상해 보일까봐 누구도 꺼내지 않음을.

이렇듯 우리가 사회라는 공동체 안에서 함께 잘 살기 위해 충분히 말하고 떠들고 합의해야 할 많은 일을 다섯명의 여성 캐릭터를 통해 꺼내 놓는다. 하지만 “너희가 나빴어” 보다는 완벽하지 않은 사람들이 서툴고 익숙하지 않기 때문에 실수를 연발하며 그럴 만한 배경이 있었음을 다독이면서도 대화속 대사나 독백을 통해 다시 생각해 볼 여지를 꺼내어 준다.

극중 은재는 “상처는 주는 사람은 없는데 받는 사람만 있다”라 말하지만 다시 한 번 돌아보면 우리는 알 수 있다. 모르고 낯설다는 변명 뒤에 숨어있는 그것은 차별이고 혐오였음을. 내가 무심코 바라본 편견의 눈초리가 누군가에게는 큰 상처가 될 수 있음을.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누군가를 차별하면서도 자신이 받는 차별은 부당하고 아픈 에피소드를 화수분처럼 꺼내 보이며 ‘역지사지’를 이야기한다.

이게 이 드라마가 다시 등장해 기쁜 이유이며, 앞으로 남은 에피소드가 기대되는 이유이다. 과연 박연선 작가는 어디까지 용기내 사회문제를 끌어올 것이며, 어디에나 있고 있는 그대로 사랑스러운 다섯 명의 하메와 주변인들은 어떻게 성장해 나갈까. 오늘도 두근대는 마음으로 청춘시대를 기다린다.

#써봤더니 / 생리컵이라는 신세계

정말이지 생리를 기다려 본 적은 처음이다.

왜냐면 힙한 페미니스트라면 꼭 써봐야 할(!) 생리컵이 드디어 지난달 집으로 왔거든.

사실 면생리대를 사용한지도 어언 4년. 면생리대가 익숙해져 그리 불편하지도 않았고, 만족했던 터라 굳이 ‘무서운 생리컵’을 몸 안에 넣고 싶진 않았다.

그동안 생리컵에 대한 숱한 간증을 들어도 시큰둥했던 나를 생리컵의 세계로 이끈 건 생리컵의 장점 중 딱 한가지였다.

“생리기간이 줄어든다”

과연 맞는 말일까? 한 달 중 생리기간이 일주일이나 되는 나는 오직 이 궁금증 때문에 생리컵에 도전하게 됐다. 생리 기간이 단 하루라도 줄어들 수 있다면!

마침 친한 지인이 가장 좋은 생리컵과 가장 싸게 살 수 있는 방법(인터넷 프로모션이나 쿠폰 등을 검색해보고 사면 생각보다 저렴한 가격에 살 수 있다)으로 레나컵을 함께 구입해줬다.

그리하여 배송대행비 포함 6만원 중반에 레나컵 센서티브 M, L 두 사이즈를 선택하게 되었다.

레나컵

 

별로 중요한 건 아니지만, 레나컵은 검색해 본 많은 생리컵 중에 디자인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

이왕이면 분홍색과 녹색을 사고 싶었는데 지인의 서칭 결과 초보자는 생리컵이 몸 속에서 ‘팡 하고 펴지는 느낌’ 을 무서워 한다기에 아름다움을 포기하고 반투명의 센서티브(과격한 신체활동을 할 때엔 일반 생리컵을 쓰는게 더 좋다고 한다)를 선택했다.

다시 한 달을 기다려 드디어 생리컵의 세계에 입문하게 된것이다.

레나컵 센서티브(조금 더 비싸다). 별 중요한 사실은 아니지만 색이 없으니 좀 밋밋하긴 하다.

 

사용법은 은하선 작가의 설명이 가장 큰 도움이 됐다.

펀치다운으로 접으니 컵의 입구가 겨우 손가락 두 개 정도의 굵기가 되어 삽입도 쉬웠고 첫 사용땐 별 이물감 없이 뽀송한 시간을 보냈다.

근데 몇 번 써볼수록 생리컵이 안에서 늦게 펴지거나 잘 안펴지면서 혈이 조금씩 새는 낭패도 있었다(많이 새진 않았지만, 불안하면 라라문 팬티라이너처럼 매번 갈지 않아도 되는 얇은 패드 한 장 속옷에 붙이면 된다.

물론 제 아무리 라라문이나 나트라케어라도 통풍을 위해 팬티라이너도 안 쓰는게 좋다).

 

가장 힘들었던 건 많은 사람들의 후기에서 봤듯이 생리컵을 제거하는 일이었다.

손톱을 짧게 깎는 편인데도 손톱 끝이 굉장히 까칠하게 느껴졌고(이건 생리가 끝날때까지 적응이 안됐다), 공기를 뺀다는 것에 대한 감각도 없어 컵을 충분히 누르지 않고 꼬리처럼 달린 부분만 잡아당기다 15분 동안 긴 사투를 벌이고서야 겨우 빼낼 수 있었다.

긴장만 빼면 될 것을 잔뜩 쫄아서 잠시 병원에 가서 빼야 하나 생각이 들 정도로 무서웠지만, 한 번 경험하면 그 다음부터는 아주 능숙해 진다.

생리컵을 접는 대표적인 세가지 방법. 펀치다운이 잘 안 펴지면 혈이 새기도 해 두가지 방법을 시도하긴 했는데 아직 삽입이 잘 안된다.

 


그렇다면 생리컵은 정말 생리기간을 단축시켜줄까?

 

결론은 맞다.

사람마다 편차가 있지만, 보통 이틀정도 줄었다는 후기를 많이 봤는데 나는 7일에서 3.5일로 줄어들었으니 결과는 아주 성공적이다.

기분탓인진 몰라도 생리 기간동안 먹었던 진통제의 양도 1/3정도로 줄었으며 웬만한 진통제로 회복이 안되던 통증과 컨디션도 확실히 좋아졌다.

그래도 단 일주일만으론 생리컵이 영 익숙해지지 않아 삽입과 제거가 꽤 긴장되었다.

 

면생리대를 사용했을 땐 베이킹소다를 푼 물에 며칠동안 담궈두었다 한 번에 세탁기에 돌리고 한 번 삶아주기 때문에 크게 불편함을 느끼지 않았는데, 이 과정이 꽤 귀찮은 일이란 걸 느끼게 됐으니 정말 편리하기도 하다.

생리컵은 흐르는 물에 닦아주면 되고 그 달의 생리가 끝났거나 기분 상 찝찝하다 느껴지면 물이 담긴 머그에 넣고 전자렌지에 돌려서 간편하게 소독할 수 있다.

 

무엇보다 이번 릴리안 사태 때 생리양이 줄었다는 의견이 많았는데 생리대를 전혀 사용하지 않은 결과 내 생리혈의 정확한 양을 알게 되었다.

이렇게 내가 내 몸에 무지했음을 깨닫게 된 것이다.

 

하지만 밖에서 생리컵을 사용하는 건 아직 무리다.

생리컵을 하고 밖을 돌아 다녀본 결과, 손을 깨끗이 씻고 생리컵을 꺼낼 수 있을 정도의 시설이 갖춰진 화장실이 생각보다 많지 않았다.

(내가 남들보다 결벽증이 심하다는 사실을 감안하더라도, 지하철역 공용화장실의 봉에 달린 공용비누로 손을 씻고 삽입과 제거를 하기엔 너무 찝찝하다)

그래서 택시를 타고 급하게 집으로 돌아가 제거하기도 했다.

만약 만족스러운 시설이 갖춰졌다 한들 피크타임의 화장실에서 많은 인파를 뚫고 피 묻은 생리컵을 들고가 씻어서 다시 줄을 서고 들어갈 용기도 나지 않는다.

보통 밖에선 물을 담아둔 컵과 갈아 낄 수 있는 생리컵 한 개를 더 가져간다고 해서 생리컵 두 개를 사긴 했지만, 회사에서도 참 번거롭고 시도하기 힘든 일이긴 하다.

아직 능숙하게 생리컵을 사용하지 못하는 첫 사용자가 할 수 있는 레벨이 아니기도 하고. 이게 생리컵 초보가 겪은 유일한(하지만 치명적인) 단점이다.

 

그러니까 생리컵, (단시간 외출과 집에서 만큼은) 안 쓸 이유가 없다.

(자, 감당이 안되는 만틈 안전하다고 생각되는 생리대를 직구합시다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