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엌 창가에서 전하는 근황

최근 몸과 마음이 많이 상했어요.

그래서 요즘 하루의 1~2끼 정도는 반드시 샐러드를 먹고, 일주일에 다섯 번 정도는 풀 먹인 소고기를 사서 수비드로 스테이크를 해 먹는 삶을 시작했는데요.

제가 텃밭에 토종씨앗으로 농사지으며 난리를 치는 통에 지인들은 당연히 이런 식단으로 살지 않을까 추측했다던데, 사실 인스턴트와 과자만 먹다 최근 고지혈증 판정을 받은 저로서는(…) 저 조차 당황스러운 변화입니다.

 

사실 이 변화는 남편이 아니었으면 시작하기 어려웠던 일.

요즘 데이브 아스프리의 <최강의 식사>에 심취한 남편이 아스프리식 ‘완전무결한 식사(책을 읽어보면 알 수 있어요)’를 따르며 아침엔 방탄커피를, 저녁에는 수비드 스테이크를 해 주는 덕에 저는 샐러드를 다듬고 메이슨 자에 차곡차곡 정리하는 역할을 담당하게 되었어요.

채소를 씻고 다듬어 볼에 정리해두면 단 한 번의 노동으로 며칠을 편리하게 먹을 수 있답니다.

 

이렇게 자(jar)에 정리해두면 일주일이 편해요.

 

먹기 좋게 다진 채소와 반숙계란 1알로 샐러드 자를 만드는데요.

반드시 맨 위에 키친타올을 접어서 넣고, 랩핑을 한 번 해줍니다.

키친타올은 1주일 이상 채소가 무르거나 시드는 것을, 랩은 물기가 많고 수증기가 많이 맺혀서 뚜껑을 쉽게 녹슬게 만드는 것을 방지해 줍니다.

먹을때마다 야채를 꺼내 자를 가볍게 헹군 뒤 열탕해 보관하고요, 접시에 담긴 샐러드는 올리브유와 발사믹 소스만 곁들이면 보기좋고 맛있는 샐러드 한 접시가 완성됩니다.

 

남편이 보내온 점심 인증샷

 

남편도 점심마다 국이랑 샐러드자 하나씩 회사로 싸 갑니다.

데이브 아스프리 가라사대 “점심에 탄수화물을 먹으면 졸리니 저녁에만 먹거라”,  정말 점심에 탄수화물을 먹지 않으니 신기하게 잠이 잘 안와요.

불과 몇 달 전을 돌아보면… <빈속에 출근 -> 출근 전 과자와 초콜릿을 산다 -> 아침으로 먹는다 -> 커피를 마신다 -> 탄수화물 위주의 간식과 점심을 먹는다 -> 커피를 마신다 -> 탄수화물 위주의 간식을 먹는다 -> 커피를 마신다> 로 일상을 보냈는데요(…)

먹는 것만 바꿔도 커피를 하루 한 잔으로 줄일 수 있습니다.

 

아보카도 씨앗 두 알

 

그래서 이렇게 남아도는 시간과 야채의 흔적으로 요새 이런 짓을 하고 있습니다.

사실 저는 얼마 전에 이런 글을 쓴 적 있습니다(…)

그래서 ‘아보카도 따위 키우지 않겠어!’ 다짐했는데, 가콰몰리를 해먹고 나니 인간이 생각보다 단순해서 이런 짓을 해보고 싶더군요.

씨앗 한 알은 보름 전에, 나머지 한 알을 3일 전에 물 속에 담가뒀는데요.

 

흙사진(…) 주의!

 

보름째 된 녀석은 씨앗 아래에 큰 균열이 생겼어요. 곧 뿌리가 나올 것 같아요.

나머지 막내는 애플민트를 함께 물꽂이 하려 꽂아놨더니 물이 빨리 빨리 사라지는게 정말 신기해요.

살아있음을 알리는 이런 흔적들이 사람을 설레게 합니다.

 

샐러리 밑동도 엊그제 이렇게 물에 담가뒀는데, 흙에 바로 심어야 뿌리가 나는 것 같아서 지금은 화분으로 옮겼습니다.

집 북쪽에만 창문이 있어 늘 이런식으로 북쪽 창틀에 화분을 옮겨놓곤 하는데 이제 포화상태네요.

식물 때문에 겨울에도 이중창 모두 다 닫고 살기가 참 힘들어요.

 

창틀에서 밀려난 아이들은 이렇게 햇빛을 보곤 합니다.

 

건강 이야기로 다시 돌아가자면, 최근에 몸이 아파 건강검진을 했는데 다행히 고지혈증과 비타민D 결핍 정도로 그쳤어요(원래 더 심한 정도를 예상하고 갔었거든요).

햇빛 많이 보고, 좋은 음식 먹고 건강히 겨울을 납시다! 🙂

(오늘 너무 추워져서 드리는 말씀)

가정에서 아보카도 키우기, 가능할까?

‘숲속의 버터’로 불리는 아보카도는 맛과 영양에 국내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즐겨먹는 식재료가 되었다. 국내에서도 마트에서 아보카도를 흔하게 볼 수 있게 된 이후로 씨앗을 발아시켜 키우는 것이 요즘은 국내에서도 많이 시도되는 분위기다. ‘아보카도’를 검색하면 레시피와 함께 재배를 시작했다는 후기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

 

가정에서 아보카도를 씨앗을 발아시키는 방법

 

아보카도 키우기는 해외에서 워낙 인기라 이런 아이템(링크)도 있다.

 

수많은 블로거들의 후기를 찾아보면 알다시피 아보카도 키우기는 가정에서도 충분히 가능하다. 씨앗 발아도 초보자도 쉽게 할 수 있는 수준.  그러나 문제는 ‘열매’다. 발아에 성공을 했으며 3년 이상 잘 키우고 있다는 사례도 종종 발견되곤 하지만, 열매를 본 사람은 없다. 그들은 왜 아보카도 열매를 얻지 못한걸까?

 

나무에 달려있는 아보카도의 모습

 

일단 당신의 아보카도는 어떤 곳에서 왔을까를 생각해보자. 멕시코, 인도네시아 같은 열대기후에서 왔다. 아보카도는 최저 생육온도가 -4~-5℃ 정도(내한성이 강한 종류는 -6℃까지 버틴다.)로 -2℃만 내려가도 생장에 큰 영향을 미친다. 온도 관리를 못해줄 경우, 한국의 겨울을 견디기 쉽지 않다. 일반적으로 과수나무는 심은지 3~5년 뒤부터 열매를 맺는데, 겨울에 날씨가 극단적으로 춥고 일조량이 적은 국내 환경을 적응하느라 열매를 맺지 못했을 가능성이 있다.

또 시중에 유통되는 씨앗은 F1일 가능성이 높다. First Filial Generation을 뜻하는 F1 종자는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사람에 의해 만들어진 잡종으로, 열매를 맺으나 생식기능을 할 수 없는 열매가 대부분이다. 즉 F1종자를 심어도 식물의 형태를 띠지만, 사람으로 치면 불임이 된다는 것. F1종자를 심어 열매를 얻는 방법은 접목이 있다. 그런데 그 접목 시킬 묘목을 구하는 방법은? 아쉽게도 온라인 검색결과(네이버 기준) 아보카도 묘목을 팔고 있다고 나오는 종묘상은 없다.

어떻게든 이 모든걸 극복한 아보카도 나무 한 그루를 얻었다고 치자. 아보카도는 ‘자웅이숙’이라는 생물학적 특징이 있다. 암수가 따로 있지 않는 양성이라는 건데, 문제는 암꽃과 수꽃이 익는 시기가 다르다는 거다. 그래서 적어도 2~3그루는 키워야 아보카도 꽃은 비로소 수정을 통해 열매를 맺을 수 있게 된다.

 

 

아보카도 나무는 우리나라에 2007년,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온난화대응농업연구센터(당시 난지농업연구소)에 의해 뉴질랜드에서 처음 들여왔다. 그 이후 제주에 아보카도 농장이 존재했던 흔적이 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제주의 이색관광지이기도 했던 아보카도 농장에 대해 물었더니 온난화대응농업연구소 연구사에게서 “초반에 지원사업으로 반짝 시작했다 이후 수익성이 보장되지 않아 전부 폐업하고, 작물을 전환한 것으로 알고있다”는 답변을 들었다.

 

아보카도는 당신의 생각보다 훨씬 거대한 식물이다. 평균 신장이 무려 18~25m로 조건만 맞다면, 1년에 2~3m정도씩 쑥쑥 자란다. 2~3년생 나무의 키가 평균 2m정도 된다고 하니, 아보카도 나무를 2~3년 이상 키웠다면 자신의 나무를 한 번 바라보자. 기대보다 작은가? 그렇다면 당신의 환경과 맞지 않다는 거다.

기후가 따라준다고 해도 이정도 규모의 아보카도 나무를 심을 수 있는 마당을 가진 가정을 국내에서 흔하게 볼 수 있지는 않다(사진출처).

 

이러한 이유로 아보카도를 비닐하우스 같은 시설에서 장기간 키우는 것도 쉽지 않아보인다. 한 줄로 요약해보자면 가정에서 어린 나무를 키울 수는 있겠지만, 결론은 #안생겨요 (물론 100% 단정지을 순 없겠지만 말이다.)

 

한가지 사실을 덧붙이자면 아보카도에 대한 정보를 찾아보다 발견한 기사가 있다. 아보카도가 미국에서 인기가 높아지자 멕시코에서는 숲을 밀어버리고 아보카도 나무를 심고 있어 숲 생태계에 위협적이며, 심지어 폭력단들까지 끼어들어 개입하고 있다고. 예전처럼 아보카도를 마트에서 덥썩덥썩 집어들어 사먹어야 할지 고민이 드는 현실이다.

 

*참고자료: 새로운 아열대 및 열대과수, 농진청

*허핑턴포스트코리아 블로그에도 소개가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