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POO에 도전하고 싶은 당신에게

 

페이스북을 오랫동안 써왔지만, 내가 공유한 게시물이 폭발적인 반응을 보였던 적은 처음이다. 샴푸를 쓰지 않은지 1년이 지났다는 어떤 블로거의 글을 공유하며 내 경험담을 적었던 것.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NO POO에 관심을 갖을 줄 생각도 못했다.

 

왜 간헐적 NO POO를 시작했을까

나는 두피가 지성인데다 잦은 펌으로 인해 머리카락이 많이 손상이 되었고, 앞머리부터 정수리 쪽으로 머리숱이 많이 줄어든 상태였다(물론 지성이 심한 부분도 이 부분이다). 매일 아침저녁으로 1-2회 샴푸를 하던 사람이었고, <Avalon Organics> 샴푸를 쓰기 전까지는 꽤 오랫동안 시크릿가든 김사랑 샴푸로 유명했던 <오가닉스 체리블러썸 진생>을 사용했다. 하지만 이 두 제품은 화학성분이 꽤 많이 들어가 마트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기성제품 보다 조금 완화된 정도이므로 성분분석은 생략. 샴푸를 바꾸기 전까지의 내 생활 패턴을 살펴보면,

1. 심한 결벽증으로 빨래와 샤워를 하면서 스트레스를 주로 풀었던 것이 피부의 건선을 더 심하게 만들었다.

2. 탈모증까지는 아니었지만 늘 빠진 머리카락을 아침 저녁으로 쓸어담지 않으면 방바닥이 머리카락으로 수북했더랬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3. 머리카락이 십 년 전(고등학생 때)과 비교했을 때 1/3이나 빠져 쇄골이 넘어가는 순간 더 이상 기를 수 없었고, 여러 미용실에서 염색이 불가능한 머리카락이라며 관리 할 것을 얘기했다.

이런 생활습관이 머리카락을 지성으로 만들었다는 생각과 함께, 그 동안의 생활패턴과 건강에 대해 다시 짚어 보자는 생각을 올해들어 계속 해왔었다. 변화가 필요했다. 그래서 가장 먼저 화장품 다이어트를 시작했고, 덕지덕지 챙겨 바르던 화장품이 피부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체감한 후로 샴푸를 1주일에 2-3번 만 사용하는 간헐적 NO POO를 시작하게 됐다.

 

 

인생은 CASE by CASE, 도전은 STEP by STEP

물론 시작은 “샴푸를 완전히 쓰지 않겠어!” 라고 외쳤다. 마침 시작한 시기가 여름인지라 매일 아침 저녁으로 샤워를 하며 하루에 두 번을 따뜻한 물로 머리를 헹구어 낼 수 있었다. 그 덕에 이틀까지는 생각보다 쉽게 버틸만 했다. 지성인줄로만 알았던 내 머리가 지성이 아니었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그런데 3일차가 되니 머리가 답답하고, 비주얼도 혐오스러워 견딜수가 없었다. 생활을 함께 공유하는 남편도 머리에서 별다른 냄새가 나지 않는다 말해줬지만 나만 체감할 수 있는 이상한 냄새도 나를 힘들게했다.

그래서 법칙을 바꿨다. 일주일에 딱 2번만 샴푸를 쓰자고. 일 주일에 두 번만 샴푸가 허용이 되면 사흘 혹은 나흘동안 NO POO인 채로 있어야 하는데, 생각보다 사흘과 나흘의 차이가 심했다. 사흘을 견뎌 나흘째가 되면 힘듦과 동시에 머리를 감을 수 있다는 기쁨, 그리고 사흘 동안 화학성분이 잔뜩 들어있는 샴푸를 쓰지 않았다는 성취감이 생겼다. 보름정도 지나니 머리카락에서 샴푸냄새 대신, 아무런 냄새가 나지 않는 것이 오히려 더 좋았다.

이렇게 한 달 반이 무난히 지나갔고, 이제는 더 순한 샴푸를 찾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다. 그래서 화장품업계에 있는 지인의 도움을 받아 이전에 사용하던 <Avalon Organics>샴푸를 러쉬의 <BIG>으로 바꾸게 되었다. (지금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3년 전에는 러시UK에서 직구를 하면 제품을 아주 저렴한 가격에 구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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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에 사용하던 Avalon Organics 샴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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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바꾼 Lush <BIG> 샴푸

참고로 <BIG>에 든 화학성분은 계면활성제인 코카마이드디에이라우릴베타인 두 개 뿐이다. 화학성분이 덜 든 샴푸로 바꾸고 나니, 조금 더 가벼워진 느낌으로 간헐적 NO POO를 이어갔다. 이 때 퍼머컬쳐 수강생들과 NO POO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나는 NO POO를 하고 있다는 걸 자랑하는 마음에 말을 꺼냈지만, 이미 NO POO를 오랫동안 하던 사람이 몇 몇 있었다. 얘기를 나누던 중 누군가 내게 말했다. “NO POO 한다면서 굳이 영국에서 비싼 샴푸 사다 써야 해?”

사실 NO POO는 건강 때문에 시작한 것이기도 하지만, 환경을 생각하는 마음도 있었다. 수입돼 오는 과정 중 생기는 운반비 등을 생각하면 국산제품을 사용해야 하지만, 국내에서는 아직 괜찮은 샴푸 대체제를 찾지 못했다. 이런 저런 고민을 하다 마침 남편이 아이허브에서 주문할 것이 있다고 해 아무것도 들어있지 않은, 대신 러쉬 샴푸에 비해서 가격이 1/6수준으로 저렴한 샴푸바를 찾아서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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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하여 바꾼 샴푸바. J.R LIGGETT’s <OLD-FASHIONED> 아무리 검색해 봐도 생소하기만 한 내가 알지 못하는 첨가물 같은 건 아무 것도 없다.

‘수입’과 ‘비싼 친환경’ 에 대한 고민 말고도 NO POO의 길은 처음처럼 쉽지 않았다. 계면활성제 마저 없는 비누로 바꾸니 너무 뻑뻑해 견딜 수가 없었다. 이것도 처음 보름엔 힘들었다. 하지만 조금씩 사용하다 보니 익숙해지기도 했고, 가장 먼저 반응이 오는 정수리 부분의 유분기를 덜어낸다는 느낌으로 조금만 거품을 내어 사용하다 보니, 머리카락의 뻣뻣함도 사라지고, 물도 많이 절약 됐다. 게다가 세정력이 샴푸만 못하니 사흘까지 견디기에는 조금 힘들었다. 다시 법칙을 바꿨다. 일주일에 3번 샴푸바를 쓰기로. 그 결과, 나는 합성 화학물이 든 샴푸를 지금은 전혀 사용하고 있지 않고, 이틀에 한 번은 머리를 감지 않아도 아무도 내 머리가 감지않은 머리라는 것을 알아보는 사람이 없다.

간헐적  NO POO를 한 뒤 달라진 것들

이전에 세제 다이어트 에서도 했던 얘기였지만, 화장품 다이어트를 하고, 샤워젤을 끊고(사실 사워젤은 이미 몇 년 전에 끊었다. 샤워젤이야 말로 지구상에서 제일 쓸모없는 세정제가 아닐까 싶을 정도.), 샴푸를 끊었다. 동생에게서는 피부관리를 받았냐는 말을 들을 정도로 피부 트러블이 좋아졌고, 머리숱이 많이 늘어 남편도 놀라워 하고 있다. 게다가 이것들 없이도 충분히 잘 살 수 있다는 생각이 드니 집에 있던 빨래, 욕실, 싱크대, 등등 10가지도 넘는 온갖 종류의 세제를 베이킹소다, 과산화칼륨, 구연산(혹은 식초)로 해결할 수 있다는 법도 알게 됐다. 어떤 블로거는 NO POO를 하고 욕실 청소를 자주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는데, 그건 나도 동감. 게다가 베이킹 소다를 휙휙 풀어 살짝 해주면 물때가 아주 쉽게 빠져서 화장실 청소하는 시간도 단축되어 더 이상 화장실 청소가 독한 세제 냄새와 습기를 뒤집어 쓰는 극한의 노동이 아니게 됐다. 이 집에 처음 들어오며 산 세제가 아직도 반이나 남아 있고, 앞으로 화장실에서 쓰일 일이 없을 것 같다(이 세제는 3년이 지난 지금까지 남아있다).

하나씩 끊으며 건강해진다는 생각과 성취감과 만족감이 꽤 높다. 또, 그토록 소비지향적이던 내 삶도 조금씩 바뀌기 시작했다. 이 전에는 갖고 싶은 것들을 무조건 가져야(사야) 했다면 이제는 그것을 소비하는 데에 발생하는 문제들(환경이나 노동자, 원산지의 원주민 등) 에 대해 생각을 하며 소비를 하기 시작한 것이다. 세정제를 이렇게 싼 가격에 남발하면서 나 자신과 타인, 환경을 해칠 수 있는 권리는 그 누구에게도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NO POO에 도전하고 싶은 당신에게

나의 NO POO를 세세하게 늘어놓은 이유는 바로 너무 무리하게 시작하지 말고, 처음에는 적당히 타협을 했으면 하는 마음에서다. 물론 샴푸도 세제도 화장품도 다 끊고 살면 좋겠지만, 우리가 살아온 환경을 무시할 수도 없는 일이니 말이다. 물론 나의 최종 목표도 ‘합성 화학물에 의존하지 않고 살기’ 다. 하지만 완벽하게 다 끊었느냐?라는 질문에 아직은 No이다. 지금 당장은 타협하고 있는 단계이지만, 조금씩 단계별로 줄이고 끊어 나간다면 당신도 나도 나에게 딱 맞는 ‘환경 친화적인 삶’을 찾게 될 것이니 말이다. 그리고 역시, 안하는 것 보단 조금이라도 하는 게 더 낫다.

세제다이어트

몇 몇 포스팅에도 언급했지만, 올해 회사를 그만 두었습니다. 야근을 하고 스트레스를 받으며 과소비와 약, 병원에 힐링받는 싸이클에서 벗어나고 싶었기 때문이죠. 회사를 다니며 스스로에게 여러 실험을 해봤습니다.

 

가장 먼저 했던 것은 화장품 줄이기. 화장대에 있는 대부분의 화장품들을 쓰레기통에 쓸어 담고 나니, 집안 구석구석에서 눈에 보이는 샴푸나 샤워젤 마다 표시성분부터 눈에 띄더군요. 그래서 그 다음에는 샤워젤을, 샴푸를, 이것저것 버리다 보니 제가 사용하는 세정제품은 베이킹소다로 만든 천연치약과 샴푸바 하나, 비누 두 개가 남았습니다(비누는 경제성을 위해 오일이나 천연 추출물을 넣은 세안용 비누 하나에, 손과 발을 닦거나 막 사용하는 용도로 천연 비누 베이스 하나를 더 두었습니다).

 

한 해 동안 단계별로 줄여나가는 성취감?을 느끼게 되면서 친환경 제품을 사용하는 데에 재미를 붙였습니다. 동시에 잊고 있던 것 하나가 떠올랐습니다. 바로 청소용 세제 말이죠. 잘 살펴보니 빨래, 청소, 설거지 등 집에 있는 세제만 20가지나 됩니다. 세제도 과감하게 딱 세가지로 줄였습니다. 바로 베이킹소다, 과산화칼륨, 구연산으로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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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같아 보이지만 베이킹소다 입니다.

 

화학세제와 화장품, 세정제를 끊고 나니, 동생으로부터 피부관리를 받느냐는 질문을 들었고, 남편에게는 머리 숱이 조금 늘었다는 평을 듣게 됐습니다. 샤워, 청소, 설거지를 할 때도 끊임없이 거품을 씻어내기 위해 펑펑 쓰던 물도 줄어들면서 그 물을 화단에 주는 재활용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유난히 결벽증이 심한 저에게 친구들은 화학세제를 어떻게 끊었는지 의아해했지만, 과산화칼륨과 베이킹소다를 끓이면서 하얗게 표백되는 주방용품을 보며 오히려 화학세제를 썼던 시절보다 속 시원한 만족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우리는 살이 찌면 다이어트를 하고, 아프면 병원에 가고, 몸에 독소가 많이 쌓였다며 때때로 디톡스를 합니다. 하지만 애초에 비만이 되지 않거나, 건강을 돌보거나 독소를 몸에 쌓아놓지 않는 삶을 살면 안 되는 걸까요. 그래서 아래의 레시피를 여러분과 함께 공유합니다.

 

베이킹소다 (B) 구연산액 (C/ 5% 이하) 과산화칼륨 (K)
[과일세척] B를 희석시킨 물에 5-10분 동안 담근 뒤 세척 [천연린스] 머리를 감은 뒤 물에 희석해 헹구면 트리트먼트 효과 [얼룩제거] 행주나 흰 옷을 삶을 때 첨가하면 표백효과
[기름기 제거] 베이킹소다를 뿌린 후 수세미나 행주에 물을 묻혀 닦는다. [물때제거] 물때가 낀 곳에 분무기로 뿌린 후 마른수건으로 잘 닦는다. [ 운동화 세척] K를 녹인 미온수에 담근 후 솔로 가볍게 청소한다.
[배수구] 베이킹소다를 뿌려 5-10분 뒤 식초/구연산 액을 뿌려서 세척. [주전자 세척] 물과 구연산을 넣고 끓인다. [세탁조 세척] K를 넣고 정화조청소모드로 한다.
[악취제거] 베이킹소다를 뿌리거나 담은 용기를 근처에 보관 (2주 후 세척용으로 재사용 가능) [유아용품] 베이킹소다를 뿌려 세척한 뒤 구연산액에 행군다. [얼룩제거] K를 미온수에 녹여 얼룩에 바른 후 5분 후에 비벼서 세척
[러그 청소] 베이킹소다를 고루 뿌린 후 1~20분 후 청소기로 제거 [섬유유연제] B+K로 세척 후 헹굴 때 구연산을 넣으면 부드러워 진다. [찌든때 제거] 온수에 녹여 찌든 때가 있는 옷에 바른 후 삶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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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MIVATI 홈페이지에서 발췌한 천연세제 사용법. 세탁세제 부분은 생략해도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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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마미바티 홈페이지 발췌. 구연산은 식초로 대체 가능합니다.

그 외에 구입이나, 다양한 사용법은 아래의 사이트를 참고하면 좋을 것 같아요.

(절대 홍보성 아니지만, 협찬 좀…)

마미바티 (프리미엄이라 가격이 비싼 편입니다. 내가 쓰기엔 좀 눈물이 나서 주로 선물용으로 구입하는 편입니다.)

레인보우샵 (가격이 저렴한 편으로, 블로그에 설명이 자세해 저도 종종 방문해 참고하곤 합니다.)

– 레인보우샵 블로그